
서론
실존주의를 알게된 것은 꽤나 오래전의 일이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2부에서 간단하게 다뤄지는 실존주의를 처음 접했다. 첫인상은 매우 신선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본질과 실존에 대한 개념을 시작으로 우리의 마음에 은근한 해방감을 주는 듯했다. 그 이후로도 허무주의, 회의주의와 같은 사상들을 접하며 실존주의에 대한 관심은 커져갔다. 드디어 실존주의에 대한 깊은 사색을 할 수 있는 책을 읽을 수 있게되어 내심 기대가 컸다. 하지만 역시나 매우 어려운 단어들과 정리하기 힘든 문장들을 만나며 실존주의를 이해하고자 했던 의지가 점점 약해진다. 그렇기에 천천히 책의 문장들을 따라가며 차근차근 따라가보고자 한다.
느낀점
어느 시대에나 인간은 사회에서 규정한 규율 속에서 살아간다. 규율은 시대에 따라 변화해왔지만, 그 틀은 변하지 않았다. 주체적인 삶을 사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 기저에 깔린 것은 사회가 만들어놓은 하나의 큰 틀이다. 아주 어려서부터 당연하다고 알고 살아온 하나의 규범이 우리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은 곧 행동으로 이어진다. 도대체 모든 행동 속에서 "왜"라는 질문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그렇게 배워왔기 때문에 우리는 감히 거역할 수 없다. 인간 스스로의 주체적인 삶을 외치는 실존주의는 이러한 인간의 삶에 균열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적 존재로 규율과 규범을 따라야하는 의무가 있다. 실존주의가 제시하는 주체적인 인간의 삶은 사회적 혼란을 만들기 충분해 보인다. 그렇기에 사르트르는 이러한 하나의 안전 고리를 만들어 보고자 노력했던 것 같다. 지난번에 읽었던 "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에서 작가는 사르트르의 이러한 주장이 모순이라고 반박했다. 실존적 존재로써 스스로가 선택하는 삶에서 책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이상한 것은 사실이다. 실존적 존재로 자신이 스스로 통제하는 삶에서 본질적 요소를 끌어와 사용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아마도 사르트르가 바랬던 것은, 추측하건대, 인식의 전환을 원했던 것이 아닐까? 아무 생각없이 자신의 존재를 본질로 판단하여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간이 되어버린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마치 시지푸스 신화의 시지푸스처럼, 부조리함을 갖고있는 것이 인간으로써 자신의 삶을 창조하는 존재로 거듭나기를 바란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사르트르는 거듭 강조며, 개인의 선택은 곧 인간을 선택한다는 말을 전한다. 나도 이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세상의 모든 생각은 단단한 벽과 같다. 이 벽을 향해 아주 작은 돌을 던진다고 해서 벽은 무너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돌을 던지는 사람이 2명, 그렇게 어러명이 되고나면, 언젠가 그 벽은 무너지게 된다. 우리는 각자의 맡은 자리에서의 사회적 책임이 있는 것이다.
더 이상 우리의 행동에 정당성은 없다. 아무 생각과 고민없이 행동할 수 있는 시대를 지워버리는 것이다. 속편하게 시키는데로 살아가는 수동적인 인간, 마치 울타리에 갇힌 동물처럼 살아가는 것을 그만두라는 외침같기도 하다. 스스로 고민하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하며 판단한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면 가차없이 그것을 부술수도 있어야한다. (사실 옳고 그른것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행동하기 위해서 이러한 기준들이 꼭 필요할 것이다.)
총평
초반에 새로운 단어들가 철학적 내용이 있다보니 매우 어려웠지만, 후반으로 갈 수록 잘 읽을 수 있었다. 해당 철학은 니체의 이야기와 매우 비슷하다고 느꼈다. 아무래도 근대 이후의 철학은 니체의 영향을 모두 받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러한 실존주의적 내용은 현대사회 특히, 우리 현대의 한국사회에 비어있는 부분을 채워줄 수있는 그런 책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한 번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보아야겠다.
평점 4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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