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이 책은 요조라는 등장인물의 인생을 일인칭 시점에서 풀어내는 문학 소설이다. 총 3개의 챕터로 나뉘어 요조의 일생을 회고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줄거리
첫번째 수기
이 책의 주인공 ‘요조’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요조는 우리에게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해준다. 아주 어렸을 적부터 마지막 자신이 죽어가는 날까지, 자신에게 벌어진 이야기들을 주관적으로 말한다. 어린시절 요조는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또는 싫어하는 것을 말하는 것을 말하면 세상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할 것만 같아 아무것도 말하지 못하는 요조. 그는 익살 뒤에 자신을 숨기고 세상이 좋아하는 것들로 자신을 비춘다. 하지만 내면에는 짙은 어둠이 가득하다. 사람들의 내숭을 이해하지 못하고 거짓된 세상 속에서 자신을 이해해줄 사람이 없다고 느낀다. 고독 속에 자신을 가두고 세상과 단절하여 살아가지만 애써 괜찮은 척 연기하며 삶을 살아간다.
두번째 수기
그렇게 중학교를 진학하며 익살스러움으로 모두에게 괜찮은 사람으로 비쳐지며 살아갔지만, ‘다케이치’라는 소년에게 이것을 들킨다. 그때 요조는 자신의 연약함, 어두운 내면이 들켜버릴까 조마조마한다. 아마 요조는 세상에서 바라는 인간상에 자신을 끼워 맞춰, 자신은 흔히 말하는 ‘정상적’인 사람인 것처럼 보여지고 싶어했던 것 같다. 그렇게 다케이치와의 인연이 시작되고 그를 통해서 자신의 감춰져 있던 내면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해방감을 느낀다.
고등학교로 진학하며 요조는 익살 뒤에 숨어있던 내면의 자아가 점점 튀어나오면서 세상에 대한 반항이 시작된다. 그렇게 술과 유흥을 즐기며 방황하던 중 호라키를 만나 반합법적 일들을 하며 해방감을 느낀다. 그렇게 점점 망가져가는 삶을 살던 중에 쓰네코라는 여자를 만난다. 요조는 암울한 인생을 살아가는 쓰네코에게 동질감을 느끼며 가까워진다. 그 둘은 함께 밤을 보낸 뒤 삶을 비관하며, 동반 자살을 계획한다. 두 사람은 동반 자살을 시도했지만, 요조는 살아남게 된다. 그렇게 떠나 보낸 쓰네코를 떠나 보냄을 슬퍼하며 두 번째 수기가 끝이 난다.
세번째 수기
자살시도를 한 요조는 집에서도 거의 쫓겨난다. 넙치라고 불리우는 대리인이 요조를 보살피지만, 무능력한 요조를 못마땅해 한다. 요조는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호라키를 찾아간다. 예전에 자신과 잘 지내던 호라키는 이제 없었다. 아무것도 없는 요조는 호라키에게 무시를 당한다. 그러다 호라키의 집에서 시즈코라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 요조에게 연민을 느낀 시즈코는 자신의 아파트에 그를 들인다. 그러고는 그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주 잠시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요조는 ‘사회’가 요구하는 그림을 그려야하는 현실에 괴로워하며 술과 유흥을 다시 시작한다. 자기 혐오와 죄책감에 빠진 요조는 시즈코의 집에서 도망친다.
그러고는 유흥으로 알게된 마담에 집에 얹혀살게 된다. 그러면서 그는 세상이 말하는 정답처럼 살지 않아도 아무것도 변화하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 깨달음을 얻은 요조는 세상을 조심해 하며 살아가지 않을 수 있겠노라고 말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 담배가게 아가씨인 요시코를 만나 결혼생활을 하게 된다. 요시코는 자신의 치부도 감싸주는 그런 여자였다. 그렇게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가 싶었으나, 호라키가 집에 찾아온다. 호라키는 요조와 이야기를 나누다 밖으로 나가 요시코를 겁탈한다. 요조는 그 상황을 보았지만 차마 그것을 막지 못한다. 그런 자신에 대한 혐오감 그리고 요시코에 대한 화를 참지 못하고 자살기도를 하지만 실패한다. 그러고는 집을 나와버린다. 그렇게 술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게 된 요조는 모르핀 중독에 걸리고 결국 정신병원에 가게 된다.
느낀 점
줄거리만 보고나면 이 인간의 추함은 어디까지인 것인가 라고 느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책을 천천히 읽어나가다 보면 아주 조금씩 주인공 '요조'의 세상이 어떠했는지 느껴진다.
[인간이라는 기준]
어린시절 누군가에게 잘보이고자 행동하며 익살스럽게 살아가는 것은 요조뿐만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나의 의지가 아닌 행동을 하며 살아왔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나'라는 존재가 원하는 것을 포기하고 사회에서 정답이라고 말하는 것 혹은 내 주변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을 향해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 것인가를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세상이 정해놓은 정답에서 벗어난 사람이 사회로부터 받는 멸시는 한 사람의 인생이 송두리째 망가질 만큼의 큰 절망일 수도 있다고.실격이라는 단어는 스포츠 경기에서 주로 접하는 것 같다. 실격패. 이것은 룰을 따르지 않았을 때 주어지는 불명예스러운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실격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가? 인간의 기준은 과연 어떠한 것일까.
[세상에 대한 정의]
과연 세상이라는 것이 정해져있고 우리의 생각은 세상으로부터 만들어 지는 것일까? 세상이라는 것은 결국 개인의 합. 세상는 큰 덩어리를 한겹한겹 치우다보면 결국 그 모든것은 개인들로 이루어져있다. 사실 세상은 없다. 그 모두가 개인일뿐 그 속에 살아가는 개인들의 생각이 연결되어 살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세상이란 결국 개인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나의 세상. 너의 세상. 그것은 모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절대적 기준이란 것이 있을수 있는가. 인간이라는 존재를 정할 수 있는 룰을 누가 정할 수 있겠는가.
총평
정답이 아니면 참을 수 없는 세상. 그러한 세상에서 작게나마 인간 개개인의 독립성을 외치고자 했던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의 생각을 이렇게 아름답게 쓸 수 있을까 생각이 들정도로 한문장 한문장들이 아름다웠다. 두번 읽어보면 좋을 그런 책인것 같다.
총평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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